갑작스러운 한여름의 심술, 소나기

 가을 기운이 들어오기 시작함을 알리는 절기인 입추(立秋)가 지났지만 연일 찌는 듯한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더위를 피해 산으로 바다로 피서를 떠난 분들이 많을 것이다.
 잠시 더위를 잊고 신나게 물놀이에 전념하고 있을 때 이를 시샘이나 하듯 갑작스럽게 예고도 없이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순식간에 비바람이 몰아치고 지나가 당황했었던 기억이 다들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실제로 지난 8월 6일과 10일 안동에는 돌풍과 함께 천둥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내려 크고 작은 피해들이 있었다.
 장마도 끝났다는 데 이렇게 난데없이 비가 내리냐고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 장마가 끝났다고 해서 비가 더 이상 내리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제는 폭염 속에서 갑자기 내리는 국지성 소나기와 집중호우를 조심해야한다. 소나기는 갑자기 구름이 짙어져서 굵은 빗방울이 짧은 시간동안 강하게 내리다가 곧 그치는 비를 말한다.
 지난 두 차례 내린 비는 소나기로 한여름 남서쪽에서 들어오는 습윤한 공기가 강한 일사에 의해 가열된 지표면을 지나면서 상층의 차갑고 건조한 공기를 만나 대기가 불안정해져 갑자기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소나기가 내렸다.
 지구상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기상현상들은 각기 다른 수명을 갖는데 소나기의 경우 수명이 3~12시간 정도로 매우 짧은 편이고 예측가능 시간은 1~3시간에 불과하다. 또한 좁은 지역에서 내리고 강수량의 지역적 편차도 크다. ‘소나기는 소잔등에서도 갈라진다’ 는 속담이 있는데 이쪽은 비가 오는데 바로 옆 동네는 비가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소나기는 일반적으로 저기압이 통과하면서 내리는 비와는 달리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
 소나기는 언제 어디서 내릴지 정확하게 예보하기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럼 갑작스러운 소나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요즘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으나 8월 하순으로 갈수록 대기불안정에 의해 소나기가 내릴 가능성이 높아지겠으니 항상 우산을 챙겨서 외출하고 스마트폰으로 최신 기상정보를 수시로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모바일 웹에서 제공하는 레이더영상, 위성영상, 낙뢰영상을 함께 참고하면 구름대의 발달정도와 이동방향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야외에서 작업하고 있거나 외출 중일 때는 급한 일이 아니라면 잠시 가까운 건물로 비를 피해 쉬어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소나기는 돌풍과 낙뢰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시설물을 수시로 점검하여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름의 끝자락에서 8월 하순에 접어들면서 무더위도 한풀 꺾이고 소나기가 자주 내릴 것으로 전망되는데 뒤늦게 휴가를 계획하신 분들은 아쉬운 마음이 들겠지만 미리미리 대비하는 것이 최우선일 것이다.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최신 기상정보를 그때그때 확인하여 날씨로 인한 피해 없이 얼마 남지 않은 여름을 즐겁게 보내시기 바란다.

안동기상대장 신기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