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하고 좋아함이 없는 마음이 곧 깨달음

 부처님이 화엄경에 이르시기를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일체 우주(宇宙)세계는 오직 마음이 짓고 만들고 세운 것이다 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과학은 150억 년 전 하나의 티끌이 빅뱅하여 지금의 우주가 성립되었는데 대폭발을 이룬 그 하나의 티끌이 무엇인지는 아직도 모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티끌을 살펴보니 티끌의 근본은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세포 원소 원자 쿼크 힉스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아냈으나, 힉스의 본질이 무엇인지는 지금까지 알지 못하여 힉스가 혹시 신(神)의 입자가 아닌 것인가 하는 의문에 머물고 있습니다. 150억 년 전 빅뱅한 하나의 티끌은 다른 것이 아닙니다. 그 티끌은 싫어하고 좋아하는 우리들의 분별심 즉 공유업력이 폭발한 것입니다. 때문에 우리들은 우주세계를 보면서 때로는 싫어하고, 때로는 좋아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들의 눈이 우주를 보거나 스마트폰을 볼 때, 눈은 우주와 스마트폰으로 인하여 있는 것입니다, 보이는 우주와 스마트폰이 없다면 눈 또한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주와 스마트폰 역시 보는 눈으로 인하여 있습니다. 보는 눈이 없다면 보이는 우주와 스마트폰도 있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눈과 우주, 스마트폰은 스스로 있을 수도 없고, 스스로 없을 수도 없습니다. 눈과 우주, 스마트폰은 따로 나뉘어 있지 않고 한마음으로 융합하기 때문입니다.
 눈과 우주와 스마트폰이 한마음으로 융통한다 함은, 우리들의 눈에 보이는 모든 대상에 대해서 저것은 있다 없다 하고, 저것은 크다 작다 하며, 저것은 선이다 악이다 하고, 저것은 아름답고 밉다 하는 등의 모든 의미와 뜻으로 분별하는 것이 곧 이 마음이기 때문이며, 또한 보이는 대상을 탐하고, 화를 내며, 싫어하고 좋아하는 미세한 분별을 하는 것도 이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귀와 소리, 코와 냄새, 혀와 맛, 몸과 촉감도 이와 같습니다.
 그래서 부처님이 일체 우주는 오직 마음이 짓고 만들고 세웠다는 일체유심조와 반야바라밀을 말씀하신 것은, 일체 우주가 곧 이 마음이고, 이 마음이 곧 일체 우주임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우리들이 부처님 말씀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은, 우리들이 싫어하고 좋아하는 일을 반복적으로 되풀이 행하여 물든 버릇 곧 습관(習慣) 때문입니다. 이 습관은 40억 년 전 지구의 바다에 출현한 단세포가 지금의 인류(人類)로 변화하는 과정 즉, 불편한 것은 싫어하고 편한 것은 좋아하는 것을 진화(進化)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 물들인 습관입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이 습관의 버릇(업)으로 인하여 무엇을 보고 듣더라도 싫어하고 좋아하는 분별의 망념을 일으켜 모든 것을 이분법적으로 분별하기 때문에 일체가 융통 융합하는 진실을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조국 전 장관을 싫어하거나 좋아하지 말아야합니다. 지금 장관을 싫어하는 것도 이 마음이고, 지금 장관을 좋아하는 것도 이 마음이며 지금 장관을 싫어하는 사람들의 몸뚱이도 마음이고, 지금 장관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몸뚱이도 마음이며 조국 전 장관이 자신을 위한 행위와 변론도 이 마음이고 장관의 몸뚱이도 곧 이 마음입니다. 이와 같이 일체 세계를 한마음으로 융통 융합하여 보면 싫어하고 좋아하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것이 마음을 깨치는 일입니다. 
 
진원 스님
안동시 와룡면 매구네길 84 보현사